검색결과7건
예능

'안다행' 농구 대통령 허재, 욕망 본심에 강병현 발끈

'농구 대통령' 허재가 농도 초대 이장 박탈 위기에 놓인다. 오늘(6일) 오후 9시 방송될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에는 농구부 허재, 현주엽, 문경은, 강병현, 김종규, 김민수의 농도 '내손내잡(내 손으로 내가 잡는다)'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진다. 드디어 농도 초대 이장이 탄생된다. 이장 후보 허재, 현주엽, 문경은은 '평등의 섬'을 만들자던 약속도 잊은 채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며 후배들의 표심잡기에 나선다. 이 가운데 이장이 되기 위한 허재의 처절한 몸부림이 시작된다. 허재는 이장 유력 후보인 현주엽을 라이벌로 뽑아 폭풍 견제하지만, 본격적인 투표를 앞두고 이장 박탈 위기에 놓인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현주엽은 최고급 요리를 대접하며 후배들을 현혹시킨다. 허재는 현주엽에 지지 않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보좌관을 맡은 강병현조차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장을 해야 하냐"며 말린다. '욕망 허재'로 거듭난 그는 자존심을 버리고 역대급 아부를 보여주고, 이를 본 현주엽은 "그 정도로 이장 자리를 원하는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두른다. 과연 허재는 후배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장 박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꾼으로 전락해 굴욕을 맛볼지 본 방송을 향한 궁금증이 증폭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6.06 08:08
스포츠일반

예능도 농구도 허·허·허

요즘 허재(57) 전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 만큼 잘 나가는 이가 또 있을까. 프로농구에서 활약 중인 두 아들 허웅(29·원주 DB)과 허훈(27·수원 KT)도 인기가 상한가다. 16일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앞두고 허재-허웅-허훈 삼부자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허씨 삼부자’는 “요즘 각자 너무 바빠서 한자리에 모이기도 힘들 정도”라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선수 시절 ‘농구 대통령’으로 불렸던 허재는 이제 ‘예능 대통령’으로 불린다. ‘허씨 형제’ 허웅과 허훈은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역대 최다 득표 1, 2위를 차지했다.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은 입장권 예매를 시작한 지 3분 만에 매진 됐는데 허웅과 허훈이 각 팀의 주장을 맡았다. 이날은 허재가 특별 심판으로 깜짝 등장해 ‘팁오프’를 했다. 허재는 “허씨 가문의 경사이자 영광”이라며 “허허” 웃었다.“선수 시절 MVP, 득점상 등을 다 받아봤는데, 꽤 오랜만에 상을 받는 건 같다. 은퇴 직전에 받은 ‘모범상’이 마지막이다. 그때 ‘욱’하는 성질을 줄여서 모범상을 받았지.”허웅은 “아버지가 운동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하다니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새해에도 큰 웃음을 주시지 않을까”라고 했다. 허재 가 “올해는 대상도 노려볼까”라고 맞받자, 허훈은 “유재석 님, 강호동 님이 계신다. 아빠는 책을 좀 더 읽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말했다.축하 인사를 건네자 허재는 ‘예능인’답게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선수 시절 MVP(최우수선수)를 4차례나 받았던 허재는 지난해 말 열린 K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예능 늦둥이’ 허재가 2019년 JTBC ‘뭉쳐야 찬다’에 처음 출연한 지 2년 반 만이다.허훈은 “아버지가 감독으로 일하실 때는 염색도 안 하셨다. TV 화면엔 스트레스 받는 모습만 나왔다. 아버지 원래 모습이 바로 이거였는데 이제야 꾸밈 없이 편안한 모습을 팬들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아버지는 원래 항상 ‘웃는 상’이었는데 ‘카메라 마사지’까지 받으니 인상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허재는 현역선수일 때는 물론 지도자로 나섰을 때도 ‘버럭’하는 이미지가 강해 대중이 다가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예능에서 보여주는 그의 ‘허당 끼’ 가득한 모습을 대중이 좋아하고 있다.최근 허재는 유튜브 채널 ‘모던 허재’를 개설했다. 그는 “농구 부활을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KBL(프로농구연맹) 명예 부총재로 선임된 허재는 개막전에서 시투를 했다. 펭수와 농구 대결을 벌이는가 하면 댄서 아이키와 함께 ‘회전목마’ 춤도 췄다.허웅은 올 시즌 올스타 팬 투표에서 16만3850표를 받아 이상민(삼성 감독)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득표 기록을 19년 만에 갈아 치웠다. 허훈은 역대 2위(13만2표)에 올랐다. 허재는 “지난 시즌엔 작은 애가 팬 투표 1위였는데 이번에 큰 애가 1위를 했다. 농구계 대선배들이 ‘농구가 배구보다 인기가 떨어졌다’고 걱정하시는데 두 아들이 농구 흥행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또 “피부가 하얀 웅이는 이상민처럼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것 같다. 훈이는 항상 웃는 게 매력적이다. 내 매력? 나는 상남자 아닌가”하며 껄껄 웃었다.허재는 “특히 웅이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팬들이 보약부터 시작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준다. 하루는 우리 삼부자가 예능 촬영차 목포의 한 섬에 갔는데 여성 팬이 빵을 챙겨서 찾아왔다. 정말 고마워서 내 차로 항구까지 데려다 줬다”고 했다.허웅은 지난해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뒤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허웅은 “지난해 생일날 선물을 정말 많이 받았다. 선물을 원주 숙소에서 서울 집으로 옮기기 위해 용달차까지 불렀다”고 했다. 홍삼, 로션 등은 물론 명품 선물까지 받았다.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허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팬들이 허재의 아내(이미수씨)에게 다가가 팔을 꼬집고, 차에 흠집을 낸 적도 있다. 허웅은 “아버지 때랑 인기를 비교할 수 없다. 당시 농구는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였다”고 했다. 허재는 “예전엔 팬들이 종이학 천마리를 접어서 보내줬다. 너희도 팬들을 위해 올스타전에 설렁설렁 뛰지 말고 존재를 ‘각인’ 시켜야 한다”고 했다.그동안 허재가 농구 코트를 찾으면 허웅과 허훈 형제는 부진한 편이었다. 과도한 부담감 탓으로 보였다. 허훈이 “엄마가 경기장에 오면 우리 팀이 이기는 경우가 많아서 엄마는 ‘승리 요정’이라 불린다. 그런데 아빠만 오면 죽을 쑨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허재는 “야! 나도 너희들 경기를 볼 때면 화면에 얼굴이 10년은 늙어서 나온다”고 맞받아쳤다.그러면서도 허재는 “요즘 코트에 가면 ‘웅이, 훈이 아버지’ 또는 ‘허버지’라고 불린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며 “옛날에는 웅이와 훈이가 ‘허재 아들’로 불리며 어려움을 겪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훈이는 2년 연속 실력을 발휘하고 있고, 웅이는 올 시즌 기술이 향상됐다. 두 아들 모두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난 것 같아 기특하다”고 했다.최근 한 프로농구팀은 허재에게 농구계로 돌아오라며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허웅은 “아버지는 예능에 잠깐 발을 담그고 있지만, 뼛속까지 농구인이다. 언젠가는 농구계로 돌아오실 것”이라고 했다. 허훈은 “아버지는 ‘농구대통령’이라 불렸지만, 저는 아직 한참 멀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보좌관 정도”라고 했다. 허웅은 “그럼 난 수행 비서 정도다. 아버지의 기록을 넘어서긴 어렵겠지만, 오랫동안 코트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대구=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1.17 08:30
스포츠일반

KT 허훈 "5G게 달리자" VS KGC 이재도 "3번째 별 따러"

“5G(오지)게 달리자”, “3번째 별 따러” 부산 KT 허훈(26)과 안양 KGC인삼공사 이재도(30)가 ‘6글자’로 밝힌 출사표다. 8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21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에서다. 허훈이 모기업 KT의 5G(5세대 이동통신)에 빗대 “오지게 달려 폭발력을 보여드리겠다”고 하자, 이재도가 “팀의 3번째 우승을 위해 거침없이 올라가겠다”고 했다. 이번에 이재도가 “허훈의 득점과 도움을 반으로 줄이겠다”고 하자, 허훈은 “재도 형을 꽁꽁 묶고 파울을 두 배로 늘려 벤치로 보내버리겠다”고 받아쳤다. 허훈은 국내 득점 1위(15.6점), 어시스트 전체 1위(7.5개)다. 3위 KGC와 6위 KT는 11일부터 6강 PO(5전3승제)를 치른다. 두 팀은 올 시즌 3승3패로 팽팽하고 연장전도 4번이나 치렀다. 추승균 SPOTV 해설위원은 “앞선은 KT가 강하다. 허훈이 이재도를 끌고 다녔다. 반면 뒷선은 KGC다. ‘설교수’ 설린저가 가세한 뒤 오세근과 슈터 전성현까지 살아났다”며 ‘KGC의 3승1패 우세’를 점쳤다. 지난달 가세한 설린저는 한 수 가르치듯 평균 26.3점, 11,7리바운드(10경기)를 올려 ‘설교수’라 불린다. 신기성 SPOTV 해설위원도 “허훈은 자기 것을 다 하겠지만, 브랜든 브라운이 감정 기복을 컨트롤 못하면 어려울 수 있다. KT가 설린저를 제어하지 못하면 (KGC 3승으로) 빠르게 끝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10일부터 6강 PO를 치르는 4위 고양 오리온과 5위 인천 전자랜드도 입담 대결을 펼쳤다. 전자랜드 가드 김낙현(26)이 “이빨 빠진 고양”이라고 도발했다. 고양 오리온 ‘두목 호랑이’ 이승현(29)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승현은 지난 4일 발목을 다쳐 2~4주 진단을 받아 출전이 불투명하다. 강을준 감독은 “4차전에 끝내고 싶지만, 이승현 투입을 위해 5차전까지 갈 것 같다. ‘이승현 보좌관’이라는 이종현이 행동으로 공백을 메워줘야 한다”고 했다. 추승균 위원은 “수비 핵심 이승현의 공백이 뼈아프다. 이승현이 돌아와도 100% 몸상태가 아니라 오리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자랜드 모트리의 2대2 플레이를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신기성 위원은 전자랜드 우세를 점치면서도 “부상자의 복귀 시점이 변수”라고 했다. 정효근이 시즌아웃 된 가운데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부상 당한) 이대헌과 정영삼이 1차전부터 뛰겠다고 한다”고 했다. KGC-KT전 승자는 4강 PO에서 2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붙는다. 현대모비스 센터 장재석(30)은 출사표를 “자동차 바꾸자”라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우승하면 선수들에게 현대차 파격 할인 혜택을 준다. 오리온-전자랜드 승자는 1위 전주 KCC를 만난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비빔밥을 먹으로 전주에 꼭 가겠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4.08 14:39
스포츠일반

[인터뷰] 이승현-이종현, “수호신과 보좌관 넘어 오리온의 두 기둥 돼야죠”

"기둥이 하나만 있으면 무너지는 법이잖아요. 저(이승현)랑 (이)종현이가 오리온을 양쪽에서 지탱하는 두 기둥이 돼야죠." 고양 오리온의 '수호신' 이승현(28)은 얼마 전 든든한 '보좌관'을 얻었다. 대학 시절 후배이자 친동생과 다름없는, 가장 아끼는 후배 이종현(26)과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리그 재개를 앞둔 지난달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이승현은 "프로에서 종현이와 한 팀에서 뛸 가능성은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이라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우리가 '선수 생활 말년에 서로 1억원씩 걷어 같은 팀에서 뛰자'는 얘기까지 했다. 이렇게 만나게 되니 그저 좋다"며 씩 웃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꽤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생 시절 이종현이 이승현에게 "친해지고 싶어서 연락드렸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대표팀을 거쳐 고려대에서 꽃을 피웠다. 이승현과 이종현이 손발을 맞춘 고려대는 대학 무대를 평정했다. 두 선수는 각각 2014년과 2016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오리온과 울산 현대모비스에 지명됐다. 이승현의 말처럼, 프로에서 소속팀이 갈린 두 선수가 다시 만날 확률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오리온이 현대모비스, 전주 KCC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이종현을 영입하면서 '안암골 호랑이'들이 고양에서 재회했다. 이승현은 "기사가 나왔을 때만 해도 (확정된 게 아니니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그날 경기가 있었는데, 감독님이 '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얘기해주셔서 그때 알았다"며 "종현이가 어떤 선수인지 알기 때문에 우리 팀에 와서 꽃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종현은 "강을준 감독님이 하신 말처럼 정말 '전생에 우린 부부가 아니었나' 싶다. 프로에서는 절대 한 팀에서 못 만날 거라고 했다. 이렇게 트레이드가 될지 몰랐다"며 웃었다. 이승현과 이종현의 '한솥밥 효과'는 대단했다. 프로 데뷔 후 줄곧 부상에 신음하던 이종현은 오리온 이적 후 2경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오리온은 기세를 몰아 2연승을 달리고 휴식기를 맞았다. 부상으로 인해 프로 무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종현의 활약은 오리온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이종현은 "오리온에 와서 처음엔 긴장 됐지만, 강을준 감독님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잘할 수 있는 걸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첫 경기부터 수월하게 치른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강을준 감독은 "이종현이 리바운드해주고, 블록 한두 개씩 해주고…. 그 정도만 해도 좋다. 올 시즌은 70%만 해줘도 '생큐'다. 65% 정도만 나와도 좋을 것"이라는 말로 그의 부담을 덜어줬다. 휴식기 이후 가장 주목받는 건 이종현의 가세로 완성된 오리온의 '트리플 포스트'다. 이미 서울 삼성전,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승현(197㎝)과 이종현(203㎝)에 외국인 선수 제프 위디(211㎝) 또는 디드릭 로슨(202㎝) 중 하나를 동시에 기용한 것이다. 세 명의 빅맨을 코트에 풀어놓으면, 과거 원주 동부(현 DB)의 '동부산성' 못지않다는 평가다. 여기에 가드 이대성(190㎝)과 슈터 허일영(195㎝)까지 가세하면 전원 190㎝ 이상의 '빅 라인업'이 꾸려진다. 어느 팀이라도 막기 어려운 높이의 '오리온 산성'이 구축되는 셈이다. '오리온 산성'이라는 말에 강을준 감독은 반 농담처럼 "우리는 '카피(copy)'를 싫어한다. 오리온 산성 말고 용암수처럼 치솟는 높이라고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승현도 "우리는 세 명 모두 빅맨이 뛰기 때문에 스타일이 '동부산성'과 많이 다르다"고 고개를 저었다. 오리온의 트리플 포스트가 제 위력을 발휘한다면 우승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그래서 강을준 감독은 2주 남짓한 휴식기 동안 이들의 이들에게 더 세밀한 움직임을 요구했다. 이승현은 "위디, 로슨과 호흡을 맞춰서 계속 연습했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대로 트리플 포스트일 때 리바운드를 무조건 가져오려고 한다"며 "이게 잘 통한다면 골밑 승부에서는 9개 구단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종현이 합류하면서 이승현의 어깨가 가벼워진 건 틀림없다. 이종현이 오기 전까지 이승현은 팀내 출전시간 1위를 기록 중이었다. 강을준 감독이 붙여준 '수호신'이라는 별명에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이승현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담겨있다. 스스로 '보좌관'을 자처한 이종현이 반가운 이유다. 이승현은 "(종현이가 왔으니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당연히 그동안 힘들었다"며 웃고는 "나 혼자였기 때문에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다. 이제 종현이가 뒤에서 받쳐주니까 든든한 아군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종현도 "승현이 형 대신 뛰든, 같이 뛰든 몇 분을 뛰더라도 믿음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 승현이 형의 존재감이 워낙 크니까 내가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날 믿고 편하게 뛸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휴식기 동안 전력을 가다듬은 오리온은 6강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고양의 수호신' 이승현과 '수호신의 보좌관' 이종현의 활약이 필수불가결하다. 둘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이승현은 "나와 종현이는 늘 관심과 기대를 받아왔고,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도 크다. 혼자였다면 아주 힘들었겠지만 둘이라서 서로 부담과 책임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게 행운이고, 축복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현은 "언제나처럼 내 일을 하겠지만, 그보다 먼저인 건 '역시 이종현이다, 이종현이 죽지 않았다'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동생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승현은 또 "기둥이 하나면 무너질 수도 있다. 양쪽으로 기둥이 버티고 있어야 무너지지 않는 법"이라며 "종현이가 이번 시즌을 잘 보내고, '보좌관'이 아닌 기둥이 되어주면 우리 팀은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강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양=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2.02 06:00
스포츠일반

붉은 유니폼 입고 6년 만에 뭉친 '호랑이 형제'

12일 고양실내체육관.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포워드 이승현(28·1m97㎝)과 센터 이종현(26·2m3㎝)이 붉은색 33번, 32번 홈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얼핏보면 고려대 유니폼 같았다. 둘은 2013년과 14년 고려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2년 선후배다. 별명은 학교 상징 호랑이에 빗대 이승현은 ‘두목 호랑이’, 이종현은 ‘동생 호랑이’. 33번과 32번은 고대 시절 등번호와 같다. 전날 오리온·울산 현대모비스·전주 KCC가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이종현이 현대모비스를 떠나 이승현이 있는 오리온에 왔다. 2017년 농구대표팀에서 함께 뛴게 마지막이고, 대표팀을 제외하고 한 팀에서 재회한건 6년 만이다. 둘은 고려대 시절이던 2013년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그 때와 같은 사진포즈를 요청하자, 두 사람은 “와~ 이 때 기억도 안난다”면서도 똑같이 재현해줬다. 이종현은 “형이랑 은퇴하기 전에는 꼭 한 팀에서 뛰자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만날 줄 몰랐다”고 했다. 이승현은 “(최)진수 형이 현대모비스로 가서 아쉬움 반, 종현이가 와서 좋은 기분 반이다. 제가 40분 풀타임을 뛸 수 없기에 든든한 아군을 얻었다. 종현이가 빨리 팀에 녹아들고 팬들 사이에서 안좋은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종현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2016년 신인 1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다. 기대와 달리 아킬레스건과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해서 오랜기간 재활했다. 올 시즌도 현대모비스에서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승현은 “내가 상무에서 뛰던 2017년, 종현이가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군에서 걱정돼 전화를 걸었다. 이듬해에는 무릎을 다쳐 안타깝고 짠했다. 종현이가 ‘여기서 끝내는게 맞냐’고 하길래, ‘너가 농구한 세월이 있고 걸어온 길이 있는데 주저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고 말해줬다”고 했다. ‘호랑이 형제’는 올해 비시즌에 합동 훈련하고, 지난해 우정반지를 맞춘 각별한 사이다. 집도 팀 연고지 경기도 고양시로, 차로 10분 거리에 산다. 이승현은 “어제도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제 생일날 ‘10년 우정’ 기념으로 반지를 맞췄다. 내가 고1, 종현이가 중2때 ‘형과 친해지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종현은 “고려대도 형 때문에 진학한 것”이라고 했다. 둘은 청소년대표팀에서 룸메이트를 하며 가까워졌다. 이종현은 “꼬북칩 초코츄러스를 좋아한다. 요즘 구하기 어려운데, 승현이 형이 그 어려운걸 해줬다”며 웃었다. 꼬북칩은 오리온 모기업 오리온의 과자다. 이종현은 “지금 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기 때문에, 저만 잘하면 옛날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감각이나 체력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팬들의) 걱정을 깰 자신이 있다”며 “강을준 감독님이 ‘종현이는 종횡무진 뛰어다녀라’고 조언해주셨다. 승현이 형 별명이 ‘고양의 수호신’인데, 제가 ‘수호신의 보좌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지난해 우리팀이 꼴찌였는데 6강 드는게 목표다. 종현이가 적응하고 경기감각을 끌어올려야하는데, 안되면 제가 멱살이라도 잡고 끌고가겠다”며 웃었다. 고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1.12 16:21
경제

'이슈가 많았는데' 국정감사 피해간 쿠팡..비결은?

국내 이커머스 선두 쿠팡이 국정감사 증인채택의 칼날을 피했다. 업계는 네이버쇼핑과 이베이코리아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 속에서 김범석 쿠팡 대표만 빠진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는 지난달 25일 증인 19명, 참고인 12명 등 총 31명의 국감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했다.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변광윤 이베이코리아 대표와 이윤숙 ‘네이버쇼핑’ CIC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와 함께 '탈 많았던' 김범석 대표는 쏙 빠졌다.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쿠팡을 기점으로 코로나19 방역 체계에 구멍을 드러냈다. 특히 쿠팡은 초기 대응 실패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면서 직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빈축을 샀다. 업계 선두인 쿠팡은 그동안 배송을 맡는 '쿠팡맨'의 처우 등으로도 눈총을 받아왔다. 이밖에 대규모 유통업법, 공정거래법 위반 등 각종 이슈가 많다. 업계에서 "올해 국정감사에 김 대표가 반드시 등장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정작 국감 증인과 참고인 명단에 김 대표의 이름은 없었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 중 어느 곳도 그를 국감에 부르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 2015년에도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당시 증인으로 이름을 올린 소셜커머스 업체 3사 대표중 유일하게 국정감사에 불참했다. 이유는 "농구를 하다 다쳤기 때문"이었다. 올해 국정감사에는 김 대표 대신 경쟁사인 변광윤 이베이코리아 대표와 이윤숙 네이버쇼핑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G마켓 등 통신판매중개업자는 현재 제품 판매 중개만 하고 관리감독 의무가 없어 원산지 표시 위반 사안에 대한 책임이 없는 만큼 입점 업체의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관리·감독과 관련한 질의를 주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김 대표가 국감에 '소환' 되지 않은 이유로 내부 인맥을 꼽고있다. 쿠팡은 올해들어 정치권과 맥이 닿은 인사를 대규모 채용했다. 추경민 전 서울시 정무수석 외에도 국회 보좌관 출신 두명을 추가로 뽑았다. 홍보팀에 언론사 출신도 적지 않다. 국내 야당의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정치권 출신을 들였다는 말을 듣고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며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기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10.05 15:21
스포츠일반

아버지는 농구 대통령, 아들은 농구 보좌관

“신인 시절(2017~18시즌)에 11연패 당한 적이 있는데. 7연승은 프로 와서 처음이네요.” 프로농구 부산 KT 가드 허훈(24·키 1m80㎝)을 15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연승을 자랑하며 해맑게 웃었다. KT는 14일 창원 LG를 꺾고 3위(13승9패)에 올랐다. 7연승은 2010년 10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KT의 연승에 앞장선 건 ‘농구 대통령’ 허재(54) 전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 차남 허훈이다. 프로 3년 차인 허훈은 이번 시즌 평균 득점 16.5점으로 국내 선수 중 1위다. 외국인 선수를 합쳐도 6위다. 어시스트는 경기당 7.36개로,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전체 1위다. 최근 화살을 과녁 중앙에 꽂듯 3점슛을 정확히 꽂는 농구를 ‘양궁 농구’라 부른다. 허훈은 ‘양궁 농구’의 선봉장이다. 지난달 20일 원주 DB 전에서 3점슛 9개를 연속으로 성공했다. 천하의 허재도 3점슛 연속 성공기록은 7개다. ‘허훈 3점슛 쇼’ 동영상은 조회 수가 17만회에 육박한다. 지난달에는 2경기 연속으로 30점 이상을 넣었다. 3일 삼성전에선 어시스트를 13개나 기록했다. 팬들은 이제 허훈을 “허재 아들”이라 부르지 않는다. 대신 “KBL의 새로운 스타”, “용병급 단신 선수”라고 부른다. 또 “부자 최우수선수(MVP) 가즈아~”라고 응원한다. 허재는 기아 선수였던 1997~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손가락은 부러지고 눈 옆이 찢어졌는데도 투혼을 발휘했다. 7차전 끝의 준우승이었지만, MVP는 허재에게 돌아갔다. 그때 다친 허재의 왼쪽 새끼손가락은 지금도 휘어져 있다. 허훈은 “(그 경기 영상을) 유튜브로 봤다. 아버지는 승부욕과 근성이 정말 강해 보인다. 어릴 때 아파서 ‘피로골절 같다’고 하면, 아버지는 ‘그런 걸 가지고 쉬냐’고 농담하실 정도였다. 사실 나도 아버지 근성을 물려받은 거 같다”며 “나도 같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뛸 거다. 챔프전 아닌가”라고 말했다. 어머니 이미수(53)씨는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훈이가 고교(용산고) 시절 대학팀과 연습경기에서 코뼈가 부러졌다. 수술도 안 하고 며칠 쉬다가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했는데 또 부러졌다”며 “또 한 번은 협회장기 때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로 열이 39도까지 올랐다. 그런데 주사만 맞고 뛰었는데 우승하고 MVP를 받았다”고 전했다. 허훈은 요즘 아버지를 도통 볼 수가 없다. 허훈은 “요즘 아빠가 전화 통화도 잘 안 될 만큼 바쁘다”고 전했다. 허재는 요즘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의 섭외 1순위다. 허훈은 “술 드시는 것보다 차라리 예능 출연으로 바쁜 게 낫다”며 웃었다. 아버지를 가장 최근에 본건 지난달 22일이다. 그날 허재가 KT 홈 경기에서 시투를 했는데 3개 모두 실패했다. 허훈도 그날 6득점에 그쳤다. 허재는 경기 후 “다음에는 관중석 위에 숨어서 보겠다”고 했고, 허훈도 한발 더 나아가 “그냥 TV로 보시라”고 했다. 허훈은 9월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에 출전했다. 세계적인 팀들을 상대한 뒤 농구에 눈을 떴다. 허훈은 “아버지 생각하며 슛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허재는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었다. 자신의 두 아들인 허웅(26·원주 DB)과 허훈을 뽑았는데, 한국은 동메달에 그쳤다. 허재는 ‘혈연농구’ 논란 속에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자신의 실력으로 아버지의 명예를 되살리겠다는 아들의 마음이 엿보인다. 거북이가 주인공인 오리온 ‘꼬북칩’ 캐릭터를 닮았다고 해서 허훈의 별명이 꼬북칩이다. 또 그는 여성 팬에게 인기가 높다. 허훈은 “만약 오리온에서 뛰었으면 광고 하나 찍는 건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허훈은 다음 달 올스타전을 앞두고 팬 투표에서 중간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의 형인 허웅이 2016, 17년 1위다. 허훈은 “형이 전에 ‘넌 평생 팬 투표 1위를 못할 것’이라고 놀렸다. 이번에 꼭 1위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자 MVP 가능성’에 관해 묻자 허훈은 “부자가 MVP를 받은 적이 있냐”고 되물은 뒤, “벌써 (말하는 건) 섣부른 일”이라고 했다. 이어 “아빠가 농구 대통령이다. 그런데 나는 아버지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으니까 보좌관이나 비서 정도”라며 “따라가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9.12.16 08:2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